크루그먼 "그리스, 올해 안에 유로존 이탈 확실"

[분석]연정 출범 시작부터 야당은 "정권 무너뜨릴 것" / 프레시안 이승선 기자, 2012-06-21

그리스가 총선을 두 번 치르는 진통 끝에 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그리스는 이번 2차 총선에서도 제1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에 2개 정당을 끌어들여야 과반수를 넘길 만큼 득표율이 분산됐다.

20일(현지시간) 신민당의 안도니스 사마라스 대표는 총선에 나선 7개 정당 중 제3당이 된 사회당과 제6당인 민주좌파와 연정 협상을 타결했다고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사마라스는 대통령궁에서 "헌법을 준수해 국민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며 총리 취임 선서를 하고, 재무장관에 그리스 최대 상업은행인 내셔널뱅크오브그리스의 바실리스 라파노스 회장을 지명했다.

 

무늬만 '안정 과반' 연정, 긴축안 협상부터 난제

그리스 새 정부는 신민당의 129석과 사회당의 33석, 민주좌파의 17석을 합쳐 179석을 확보해 의석 300석에서 숫자로만 보면 '안정 과반'을 이루었다. 하지만 21일 <AP> 통신 등 외신들은 대체로 그리스 새 정부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달 전 1차 총선 때만 해도 1당이었던 신민당은 구제금융에 따르는 긴축안을 수용하자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스페인에 대한 특혜성 구제금융 이후 원칙적으로는 긴축안을 수용하되 추가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구제금융 추가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상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폐막한 G20 정상회의에서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이행조건을 완화시켜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가 동의했던 조치는 올바른 것이고, 올바른 조치는 당연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독일의 변화를 보면,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쪽으로는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모습이지만, 그리스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단호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유럽연합 전체로 보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단계적인 목표 달성 시한을 늦춰주는 논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한 연장 정도가 성사되더라도 그리스 정치권에서 추가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반긴축세력, 새 정부 출범부터 흔들기

그리스 새 정부가 사실상 아무 일도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그리스는 현재 청년실업률이 50%를 넘을 정도이고, 연금도 대폭 삭감돼 노년층을 중심으로 비참함을 호소하며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정도로 사실상 국가파산 상태다.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추가 긴축안이 시행돼 일단 지금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하지만 이미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는 이들이 곧바로 거리에 뛰쳐나와 시위를 벌일 판이다.

무엇보다 제2당인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는 이처럼 불만에 찬 청년과 노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새 정부를 빨리 무너뜨리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적대적이라는 점이다. 치프라스 대표는 "국가를 파탄으로 몰고가는 이 정부가 오래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무너지면 다음은 우리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또한 7개 정당 중 공산당이 득표율로는 꼴찌를 했지만, 연정에 참여한 민주좌파에 대해 "제 역할을 못하고 우파 정당과 손잡은 것은 국민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시리자에 동조하고 있다.

이렇게 시리자를 비롯해 반긴축 세력의 목소리가 강해질 경우 신민당이 주도한 연정이 조기에 무너질 수도 있고, 다시 혼란에 빠지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다시 고조될 수밖에 없다.

 

"유로존 위기, 연방정부식 해법만이 근본적 대책"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에 대해 "거의 확실하다"면서, 시기도 올해 안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그리스 경제가 유로존에 머무는 한 회복할 길이 없고, 유로화에 대한 뱅크런과 유로화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을 뒤집을 수도 없고 조만간 국고도 바닥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CBS마켓워치>는 "그리스는 스페인 등 다른 덩치 큰 유로존 국가의 위기를 부추기는 뇌관으로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현재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전면적 구제금융 수준으로 급등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크루그먼 교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 이후 스페인도 유로존 탈퇴를 검토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올해 안에 닥칠 수 있다"면서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매입하거나 보증을 하는 방안은 시간벌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통화동맹이 위기를 맞았을 경우 근본적 해법은 미국이 보여주듯 연방국가처럼 통합적인 재정지원과 중앙은행의 자유로운 통화정책 이외에는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유로존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에 의한 대규모 금리 인하 또는 연방정부 역할을 하는 독일의 재정 확장 정책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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