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유영하 등 ‘반인권’ 인사들이 장악…



인권위 10년 ‘암흑의 역사’농민 사망’ 인권위 대응 극과 극2005년 한달만에 “경찰 과잉진압 탓”노대통령 대국민사과…경찰청장 사퇴2015년 백남기 농민땐 10개월 침묵 현병철 “독재했다고 해도 좋다”2009년 용산참사 회의 강제 폐회 상임위원 사퇴…직원 징계 남발 유영하 등 논란 인사 상임위원 앉혀 국제인권기구 ‘등급 보류’ 망신도  인권위 강화 환영속 ‘친정부’ 경계“정권따라 외풍…헌법기구화 해야”


2010년 12월10일 현병철(왼쪽) 당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제62주년 기념식’에서 민간부문 수상 단체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표창장을 수여하려 하자, 강재경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이 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손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05년 11월 쌀 수입 협상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농민 2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숨졌다. 같은 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사망 원인은 경찰의 과잉진압 탓”이라며 경찰 수뇌부를 문책하라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바로 다음날인 12월27일 노무현 대통령은 “인권위 권고에 따라 책임자를 가려내고 피해자에게 배상하겠다”는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틀 뒤 허준영 경찰청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다. 인권위는 10개월 뒤인 지난해 9월이 돼서야 수사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한 사람도, 책임진 사람도 없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한국 인권의 보루’로 여겨진 인권위에 지난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독재했다고 해도 좋다.” 2009년 12월28일, 현병철 전 인권위원장이 용산참사를 다루던 회의를 강제 폐회하며 했던 이 발언은 ‘반인권’ 인권위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2009년 7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 위원장을 임명한 뒤, 인권위는 <피디수첩> 수사, 용산참사, 민간인 사찰 등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다.


현 전 위원장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는 위원들의 사퇴가 잇따랐다. 2010년 11월 유남영·문경란 상임위원이 사퇴했고, 조국 비상임위원(현 청와대 민정수석)도 물러났다. 조 수석은 당시 사퇴하면서 “현 위원장이 정파의 잣대로 인권위를 운영하면서 본연의 역할을 방기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물러난다”고 말했다.


현 전 위원장은 2011년엔 인권위 계약직 조사관의 계약 연장 거부에 반발해 1인시위를 벌인 직원 11명을 징계하며 ‘내부 단속’도 확실히 했다. 2014년엔 아동성폭행 피해자를 ‘2차 가해’한 전력이 있는 유영하 변호사와 성소수자 혐오를 드러내온 최이우 목사가 나란히 상임위원으로 임명돼 시민사회로부터 ‘무자격 반인권’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인권위의 뒷걸음질엔 국제적 망신이 뒤따랐다. 2014년 4월 세계 120여개국의 인권기구 연합체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는 인권위에 대해 상임위원 임명 절차의 불투명 등을 문제 삼아 ‘등급 보류’ 판정을 내렸다. 2004년 아이시시에 가입한 뒤 처음 당한 수모였다. 이전까지 인권위는 3개 등급(A·B·C) 가운데 최고 등급(A)을 유지해왔다. 같은해 11월과 이듬해인 2015년 3월까지 모두 세차례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강등’이었다. 2015년 8월 이성호 위원장이 취임한 뒤인 지난해 5월에야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옛 ICC)으로부터 A등급을 통보받아 체면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 체제에서도 백남기 농민 사건, 테러방지법 등에 소극적인 목소리를 낸 것을 비롯해 성소수자와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주민 등 소수자에 대한 인권 보호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5일 청와대가 발표한 인권위 위상 강화 방침에 대해 내부 직원들과 인권단체는 환영하면서도 또다른 ‘친정부’ 인권위가 되어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인권위의 한 직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권고 수용률 등을 높여야 한다는 조처는 훌륭하다”면서도 “자격을 갖춘 인권위원이 오느냐가 앞으로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분명 환영할 만한 조처”라면서도 “현재 상임위원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 등 임명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자격 미달자를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숙 인권위 상임위원은 “정권에 따라 인권위 조직과 예산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헌법기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시민사회 반발에도 정상환 변호사,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선출


시민사회 반발에도 정상환 변호사,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선출


“새누리당, 국제사회가 요구한 인권위 독립성 확보에 대한 의지 없어” 비판 쏟아져

 
새누리당이 3일 국회에서 단독으로 정상환 변호사를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선출했다. ⓒ국회 방송


새누리당이 3일 국회에서 단독으로 정상환 변호사를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선출한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즉각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3일 새벽, 테러방지법 표결 이후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 등이 퇴장하고 난 뒤 남은 안건들을 처리했다. 정상환 인권위원 선출안은 이날 마지막 안건으로 참석한 의원 155명 중 145표(93.55%)를 얻어 결국 가결됐다. 


앞서 인권위는 인권위원 선출의 투명성과 다양성, 시민사회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총 세 차례나 ICC(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 등급심사에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국회는 다가오는 5월 ICC 등급 심사를 앞두고 서둘러 인권위법을 개정했고, 이는 지난 2월 3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시민사회의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후보자를 선출·지명하고, 인권위원 11명 중 특정 성(性)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인권위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홈페이지에 띄운 후보자 공고문만으로 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했다고 갈음했으며, 여성할당제에 대해서도 인선 과정에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월 22일 새누리당은 남성인 정상환 변호사를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후 시민사회단체는 개정된 인권위법을 무시한 절차라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3일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단독으로 정상환 상임위원 선출을 강행한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아래 인권위 공동행동)은 같은 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권위의 독립성 확보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권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러한 인권위원들로 구성되었기에 현재 인권위가 세월호를 추모한 시민에 대한 구속과 연행, 백남기 농민 사태 등 “정부에 의한 인권침해 정책과 법 집행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인권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인권위 공동행동은 “오늘 자 언론보도(경향신문)에 따르면 1월 24일 열린 정보인권정책기획단 회의에 참여한 외부 자문교수들은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이 정보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으니 인권위가 정책권고나 의견표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인권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미 2003년에 인권위는 테러방지법이 인권 침해적이라는 입장을 정부에 표명한 바 있어, 의지만 있다면 의견표명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새누리당이 절차적 민주주의도 지키지 않고 인권위법에 어긋난 정상환 후보자를 지명하고 단독 선출한 것은 인권위가 정부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침묵하게 만들기 위한 것임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라면서 “5월에 있을 ICC에서, 권고한 인권위원 인선절차 마련을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시민사회 참여를 배제한 것을 알려낼 것”이라고 알렸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최혜리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내정자는 자진 사퇴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최혜리 변호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권사회연구소(대표 이창수)는 이번 인선은 인권적, 민주적, 법적 정당성 어느 것도 갖추지 못한 인선으로써 내정된 최혜리 변호사 스스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
 
헌정질서 파괴의 주역이자 전 국민적인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차관급인 상임위원을 "평상시처럼" 임명하려는 것 자체가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구나 이미 국가인권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원 중 7명이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인 상황에서 법조인 한 명을 더 추가해야 할 인권적 정당성과 필요성이 어디에 있는가?
 
또한 최 내정자는 그동안 정부와 기업의 입장을 변론해 온 정부법무공단과 법무법인 바른에서 일해 왔다. 국민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되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이 때, 최혜리 변호사는 어디에 있었는가?
 
우리는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 부처 중 하나로만 보지 않는다. 인권의 반대는 특권이며 부패가 움튼 곳에서 인권은 죽는다.
 
현 시국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어떤 소임을 갖는 자리인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최혜리 내정자가 최소한 진정한 법조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이미 물러났어야 마땅하다.
 
2016년 11월 29일
 법인권사회연구소
대표 이창수
 
 
<붙임1> 박근혜 정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구성 현황(총11명, 2016.11.29.기준)
 
○ 법률가 출신 8명(내정자 포함) :
이성호(위원장, 판사),
최혜리(상임위원, 판사, 내정),
정상환(상임위원, 검사),
윤남근(판사, 법전원),
한위수(판사, 변호사),
이선애(판사, 변호사),
이은경(판사, 변호사),
김기중(변호사)
○ 종교인 2명 : 최이우(목사), 장애순(스님)
○ 정치인 1명 : 이경숙(상임위원,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