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낙타 속눈썹처럼 아름다운 아이디를 쓰고 계시네요. 선생님이 남기신 댓글을 보고 그냥 지나가려니 마음이 너무 불편하여 저도 글을 잠깐 남기고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려는 목적은 아닙니다.

낙타의 속눈썹은 정말 길죠. 그래서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낙타는 사막의 모래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속눈썹이 길어졌어요. 속눈썹은 길지만 사물을 잘 보지 못하지는 않아요. 시력도 엄청 좋지요. 선생님의 속눈썹이 너무 길어서 글을 잘 이해하지 못하셨는지도 몰라 저도 덧글을 남깁니다.

 

선생님께서 본문글을 임의로 해석하셔서 저도 선생님의 댓글을 임의로 해석합니다.

 

첫 번째 줄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과연 이게 폭언 폭력인가? 선생님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니까 이렇게 공개적인 글에 댓글을 다신 거죠?!!?? 사적인 공간이 아닌 곳에서 야!!! !!!!! 이게 언어 폭력이 아니라면 어떠한 말들이 언어폭력이라는 말씀인가요? 선생님말씀대로 육두문자 정도는 나와줘야 언어폭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말씀대로 자신의 할 일을 지적하셨으면 언어 폭력이 아니에요. 문제는 방법에 있습니다. 이점은 선생님도 인정하시잖아요? 사람들 앞에서 직원을 나무라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하셨으니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이해하셨잖아요.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일은 올바른 행동입니다. 누구라도 그리해야겠지요. 당연합니다. 그런데 방법이 잘못되었네요. 표현도 잘못되었고, 행동도 잘못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 선생님이 상처받고 힘들고 안타까운 일이 생긴겁니다. 이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힘들지 않아. 괜찮아. 그럴수 있어. 뭐 이런걸 가지고 그래. 니가 잘못했잖아. 니가 이해해. 이렇게 오지랖을 부릴 일이 아닙니다.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이해는 하셨는데 잘못된 방법에 대한 문제제기는 왜 이해를 못하셨나요?

만약 제가 같은 상황이라면 제 감정 컨디션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이렇게 일을 만들수도 있고 그냥 감정을 다스릴 수도 있어요.

선생님은 이만한 일로 뭘 이렇게까지 공론화하고 공개사과를 받느냐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게다가 네 잘못도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나 봐요. 이 점은 선생님의 생각이 옳으냐 그르냐 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선생님께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선생님의 생각도 존중합니다. 선생님 말고도 그렇게 생각하실 분들이 계시겠지요.

 

그런데요.^^

선생님의 글에는 큰 전제가 있네요.

 

잘못했으면 혼나야지!!!

 

주사실 선생님한테 잘못이 있었느냐 아니냐는 차치하고 얘기해 볼게요.

저도 선생님의 표현을 잠시 빌려쓰겠습니다. 초등학생은 문제제기를 하신 주사실 선생님이 아니라 낙타님이 초등학생의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못한 일은 교육을 받고 계도를 받을 일이지 혼이 날 일이 아닙니다. 잘못을 발견한 사람은 가르치는 거에요. 혼을내는게 아니에요. 물론 사견입니다. ‘잘못했으면 혼나야지는 제 생각에는 초등학생 사고 수준입니다. 잘못에 대해서 깨우치고 가르칠 때 혼을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법이 그렇지요. 법에서 정한 규범에는 잘못에 대해서 혼이라는 명목으로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경제적인 제제를 가하거나 노동을 시켜서 교화시키지요. 저도 아이들을 키우지만 아이들의 잘못에 대해 무시로 혼을 내지는 않아요. 초등학생도 숙제를 안했다고 해서 선생님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나무라면 안되는 겁니다. 그리고 엄마한테는 투정해도 돼요. 그럴 수 있어요. 엄마니까요. 선생님도 저도 엄마한테는 그래도 됩니다.

선생님께서 본문 글쓴이를 초등학생의 투정 정도로 폄하 하셔서 저도 같은 표현을 썼습니다. 표현이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도긴개긴이라 생각해주세요. 선생님도 조롱할 의도가 없으시겠지만 저도 선생님을 조롱할 의도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원을 20년이나 다닌 나에게 감히 네가 나를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지만 저는 몇 번이고 다시 읽어봐도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선생님은 그렇게 느껴지시는 군요. 아니라고 하지 않을게요. 그런 뉘앙스가 있었다면 그렇겠지요. 다만 제가 그 표현에서 느낀 감정만 말씀드릴게요. 저는 주사실 선생님의 근속년수를 보고 그 긴 병원생활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을 텐데 당시 상황이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 시간은 공짜로 주어지는 거지만 지나간 시간은 타산지석이 되는 일이 있잖아요. 그 많은 시간동안 정말 말 못할 일들도 많았을텐데 이 번 일은 얼마나 감정이 무너지는 일이되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병원을 위해 20년이나 희생하고 헌신했는데 네가 나를 이런 취급을 해!!! 라고는 느껴지지 않아요.하물며 교수님한테 그런 감정을 누가 갖겠습니까. 우리 병원과 같은 직장문화안에서요.

제 감정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선생님의 감정을 존중합니다. 선생님이 남긴 댓글에 댓글로는 표현이 부족하여 덧글로 남기고 나갑니다.

 

항상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는 직장을 지향해야만 하겠지만 회사 생활이 항상 즐거울수 없지요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요. 맞아요. 정말 좋은 말이에요. 직장문화도 항상 변화하고 있어요. 과거에 조직에만 절대 복종하고 충성하는 문화에서 조직의 다양성과 개인의 권리와 인격이 우선시되는 조직문화로 변화하고 있지요. 간혹 아직도 조직에 충성하지 못하고 개인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건 우리가 직장문화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합리적인 규칙에 근거한 현상만이 직장 문화과 규범을 형성할 수 있어요. 과거와 현재가 다른 일은 너무 많아요. 과거 직장문화에서 고집하던 방식을 지금도 고수한다면 많이 부딪히고 힘들거에요. 혹시 선생님께서 중간관리자이거나 그 이상이시라면 잘못에 대한 지적에 왜 이리 말들이 많으냐 하실 수도 있어요. 사람들의 양상이 달라진 것은 아니에요. 문화가 이미 달라졌어요. 교육도 그렇게 받고 있잖아요. 스스로 주위를 살피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는 표현이 아직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글에서 주장하는 것은 치우지 못한 담요와 쓰레기가 아니에요. 인격적으로 무시당했던 상황이 마음이 아팠던 겁니다. 마음 아픈 상황을 함께 감정을 나눠주시지는 않아도 돼요. 선생님의 댓글로 글쓴이가 다시 한 번 마음이 아플까봐서 제가 대신 말씀드리고 나갑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회사 생활이 항상 즐거울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요.

제 표현이 불편하고 마음이 불편하셨더라도 너그러운 이해 부탁드리고 선생님의 표현과 감정이 직급이 낮아 보이지는 않아서 부탁의 말씀도 함께 드렸습니다.


혹시 오해 없으시도록 부득이하게 실명을 남겼습니다. 저도 이런 공간에 실명을 쓰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익명에 숨은 댓글들은 저도 무섭거든요. 좋은 직장문화가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에, 그리고 용기를 내주신 선생님의 행동이 아포칼립스가 아니라 좋은 선례로 남길 바라면서 갈음합니다.


사이다

2016.07.21 09:31:49

당시 댓글을 보면서 답답했던 부분을 글로 잘 풀어주셔서 제 마음이 다 시원해졌습니다. 제가 감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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