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주 오래된 농담

                                                 2) 동종교배(Inbreeding), 그 야만의 계보

                                                         3) 권력, 그 씁쓸한 코미디

                                               4) Frei, aber einsam(자유, 그러나 고독)

                                                         5) 끝나지 않은 에필로그

 

1) 아주 오래된 농담

나 자신 약했기에 약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고 싶었다.


삶은 언제나 지나간 다음에야 더 생생해 지는가?

3년만 다니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늘 이 시간 여기까지 왔다.


지난시간, 나의존재가 집단으로 부정당하는 악몽을 겪으면서도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가해진 폭력은,

성숙한 사회로 가기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할 절차라 생각했다.


 

그러나,

집단논리가 워낙 강한 이 곳의 정서는 개인의 감정이나 특성을 인정하고 수용하기는커녕 생각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비루한 의존성과 비굴한 섬김보다,

내가 직접 부딪혀서 문제를 해결하는 험난함이 나에게는 훨씬 더 미래가 있는 건강한 삶으로 생각되었다.


어떤 조건에서도 자신을 믿는 내재된 힘,

고통스럽지만 우직하게 자신이 믿는 논리대로 살려는 의지.


그것은 옳음에 대한 믿음이었다.


또한 그 시간은 나에게 한 개인의 무력함을 깨달으며 삶의 겸손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다.


 

2) 동종교배( in-and-in breeding ), 그 야만의 계보

다수가 한 개인에 가한 집단행동도 ‘테러’ 라고 난 단언한다.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추구는 '패거리'이고,

이념이나 가치를 위해 손을 잡을 때 우린 '동지'라 말한다.


기관의 잘못을 해명하라는 요구에 모 기관장은 ‘열등감’ 이라고 목소리를 돋궜다.


과연 그럴까?

OOOO이라는 말이 아직도 특권을 상징하고,

 그것에 자부심을 두는 이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도덕적 저항이나 양심의 가책,

또한 그런 집단 이기심이 조직사회에 어떠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성찰할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쩌면 순진한 '희망사항'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이 사회는 죄를 지으며 살아남든지,

어쩌면 아예 죄를 짓고 있다고 느낄 능력이 없는 자만이 소위 출세라는 것을 하는 것 같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선후배와 연고라는 공생관계로 묶이는 '동종교배(Inbreeding) 현상'이다.

믿을 것은 오직 연고와 정실뿐인 이 사람들은,

연고와 정실에 의한 봐주기를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로서 일상화하다.

 

이들이 가한 상흔은 이 기관의 일상적 가치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힘으로 군림한다.

조직원은 바로 그 상흔에 기생한다.


그리하여 그 정서에 반할 때,

맹목적인 반감과 혐오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 반감과 혐오를 악용한 동종교배라는 '야만적 계보'의 극단적 행태가 바로 나를 겨냥한

‘마녀사냥’이었다.

 

어제까지 안부 나누던 동료가 갑자기 차갑게 외면 할 때의 그 당황함과 씁쓸함.

프로파간다라고 하던가?

 

심지어 간호사 장oo는 한적한 지하 2층 화장실에서 그 큰 몸으로 덮쳐와  나를 실소케 했다.


그 에피소드는 훗날,

또 다른 폭력에 노출되면서,

주치의와 자문변호사의 강력한 권유로 신변보호 요청과 개인경호의 빌미가 되었다.

그것은 한 영혼을 담보로 한 추악한 범죄다.


자신들과 관련해 No라고 할때,

그 사람에게 날을 세우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자연스러운 것이 곧 옳은 것은 아니다.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수 없다?


직위를 이용한 자기도취에 빠져 주인 행사하는 무례와 몰염치,

그 사람들이 과연 그런 힘을 행사할 자격이 있으며

그런 돼먹지 않은 권력행사는 정당한가 하는

의문이 또 한번 심각하게 제기되는 오늘이다.


“트라시마코스가 정의한 강자의 이익은 ‘동물계의 질서’고,

풀라톤이 정의한 각 집단간의 이성적 조화는 ‘인간의 질서’다." 는 이미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다.

 

평등에 대한 열망은 문명의 소산이다.

오직 인간만이 평등적 질서를 열망하고 그 열망을 실현키 위해 싸운다.

그것은 인간을 동물과 구별하는 가장 유력한 표시 가운데 하나다.


난 평등의 고귀함을 ‘당위나 가치’ 로서 옹호한다.


 

결국 지난 20년은,

평등의 열망에 대해 치러야할 '값비싼 비용'이었다.


 

3) 권력, 그 씁쓸한 코미디

사람은 해도 될 것과 해서는 안 될 이 있다.

 

절제력을 잃은 힘의 남용은 조직폭력배다.


군부독재의 공안정국을 방불케 하는 행태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로 시작되는 이 땅에서 

그것도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이곳의 문화는 ‘지배와굴종’의 문화다.


몇몇 부서를 이동하면서 가장 기막혔던 일이 ‘하라면 해’, 시키니까 해야지‘ 였다.

그곳엔 생각도 판단도 상식도 없었다.

오직 ‘지배와 굴종’ 의 윤리만이 있었다.


지배와 굴종의 문화는 경쟁사회의 주역으로,

돈에서든 권력이든 승자가 되어야만 가치가 인정되는 곳에서의 ‘사회병리현상’ 이다.


나는 이곳에서 지배의 밑을,

아니 스스로 ‘굴종’ 을 자처해 감당하는 것을 신기하게 느낀 적이 많다.

상처를 입지 않고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겪는 거라면 그것은 '도인의 경지'다.

그러나 이 굴종은 댓가를 바라는 굴종이고 다시 비슷하게 관계를 풀면서 승진이나 보은으로 보상받는다.

 

유감스럽게도 이곳은 교육기관이라 불리워짐에도,

탈 관료사회로 가는 과정의 과도기적인 온갖 사회적 모순을 안고 있다.

무차별한 폭력속에서 한 조직원이 서서히 죽임을 당할 때 조차,

왜 그것이 은폐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단합된 질문이 없을 때 그곳은 이미 죽은 사회다.

 

누군가는 나에게 ‘용서하고 잊으라고' 했다.

무엇을 용서하란 말인가?

 

그리고 용서는 망각이 아니라,

 

기억하는데서 출발하는 것 아닌가..? 


 

참으로 길었던  지난 20년 세월,

몇몇 기관장들의 발호와 사라짐을 보면서,

사필귀정, 자업자득, 업보 같은 단어들이 떠올라 씁쓸했다.

 

4) Frei, aber einsam(자유, 그러나 고독)

 

마비된 양심과 무지, 네 이름을 쓴다. 자유!

 

늘 누군가에게 노출되어 있다는 강박관념은 우선 동료들을 경계케 했다.

사람에 대해 느끼는 절망감,

그리고 나를 위한 보호막으로 차라리 홀로의 자유를 택했다.


 

자유, 그러나 고독...


 

나와 가족들,

그리고 오랫동안 법률 자문 역할을 해준 지인들의 염려는 내 정신에 대한 피폐였다.


 

한때,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았는데 약물에 대한 저항감으로 주치의는 약물복용을 금했다.

그것은 내 정신의 피폐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집단과 대의라는 명분에 눌리지 않기 위해,

책과 음악을 가까이하고,

그림과 공연등을 함께하며 삶에 윤기와 활력을 갖으려 했다.

 

특히 여행을 통해 수집한 행복한 기억들은,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갖게 했다.


나를 두고 누군가는 강하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여러 의미의 강함과 약함이 있겠지만,

결국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삶의 탄력성' 과 '자존감' 일 것이다.


환경의 변화에 정서적으로 다치지 않고 이겨내면서,

얼마나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는가가 결국 사람의 강함과 약함 즉 '자존감'을 을 결정한다.


 

그러나 지난시간 일상에서 부딪히는 부정적 시선과 반감은 버거웠다.

 


5) 끝나지 않은 에필로그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너무도 오랫동안 침묵 속에서 살았다.

 

하고 싶은 말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가슴속의 말들이 쌓여갈수록

느껴오는 정신의 황량함,

따뜻한 것들에의 그리움.


어쩌면,

처음부터 내 자리가 아니었던 세계.


나를 옭아매었던 수많은 잣대와 편견과

반감의 짐으로부터 벗어나

이제,

내가 진정으로 누릴 수 있는 자유를 향해 가고 싶다.


삶을 열망하는 사람에게,

지난날의 혼란은 심오한 행복이 되어 빛날 것이다.

내가 감히 그런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눈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


그러면 지난날의 기억들은 희미해지고 몇 개의 별들만이 아스라히 빛날 것이다.

그 별들은 어쩌면 내 인생의 또 다른 가능성(소설 등단) 속에서 나의 등을 밀것이다.

 

사회적 강자들의 잘못된 욕망 때문에 고통받는 무고한 사람들,

그들의 슬픔과 분노가 내 나머지 삶의 지표가 될 것이다.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본은 지켜지는 직장.


그래서,

생이 주는 의미와 삶에서 얻어지는 아름다움을 우리 것으로 공유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꿈꿨다.

 

 

--------

 

 

추)대한민국의 헌법 제18.21.22조  "표현의 자유"에서 보장하고 규정하는 것과 관련,

이 글을 삭제하거나 그것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공감

2015.05.07 00:05:00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말들,

평등.자유.꿈.열망.삶.가치.공유.믿음....

그리고 자존감 !!! 진실로 자존감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짓은 못하지요.

공감2

2015.05.07 08:31:27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공감3

2015.05.07 08:36:09

주렴 박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선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훈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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