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과 내에서도 파트 이동은 상당히 조심스럽고 예민한 부분입니다. 누군가 휴가를 떔빵식 지원을 그것도 파트이동도 아닌 부서 이동을 지원한다는 것은 마치 정형외과 전공의 혹은 교수님이 휴가를 가서 인력의 공백이 생기면 내분비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여러 부서 이동을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또한 현재 뇌혈관조영실, 기타 부서에 계신 방사선사 분들도 입사할 때 근무조건이 이렇다, 그러니 계약을 하겠다 라는 조건으로 직접 기명하신 후 입사하신 분들 아닌가요???
이런식으로 진행된다면 차후 벌어질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같은 직종이니 도와주라는 식의 통보를 하겠다는 병원의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주대의료원은 왜 전진기어가 아닌 항상 후진 기어만 놓고 뒤로 후퇴하는 결정만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작금의 사태가 며칠만에 결정되고 통보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꽤 오랜시간을 극소수의 사람들끼리 얘기하고 생각하고 아니, 생각을 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지요. 얘기하고 행해진 결과 같네요. 병원과 직원의 관계는 나라와 국민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국민이 있을 수 있듯이 직원도 아주대병원이 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고 직원들도 아주대 병원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웃고 울며 일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쉽게 얘기하면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우리는 곧 아주대병원이라는 말이기도 하죠. 직원은 곧 아주대 병원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미루어 보면 병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네요. 이러한 통보를 받게 된 우리 영상의학과 직원들은 어떨까요? 타 부서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런 일을 당한 우리 영상의학과 방사선사들은 분노와 좌절과 배신을 제대로 맛보고 있습니다. 타 부서 직원들은 그럼 강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볼까요? 언제든 본인이 있는 곳에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있지 않았을까요?
병원을 경영하는 분들 모두 고등교육을 받고 남들보다, 일반인들보단 그래도 한두단계 저 앞선 생각을 하는 속칭 잘난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잘못생각했네요. 보직자들이 생각하는 직원들은 그냥 우클릭으로 명령을 내리면 움직이는 게임속 유닛처럼 직원들을 자신들의 생각대로, 이것이 수지타산에 맞다는 판단으로 직원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이 뱉기만 하는 존재들이었군요. 저희가 게임속 유닛입니까?
물론 치과, 마취통증의학과, 뇌혈관조영실의 사정을 등한시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도 같은 직원이며 그들 또한 고충이 있겠지요. 그렇다면 고충이 있는 부서에 포커스를 맞추고 해결책을 찾아야지요. 협력? 협력 좋습니다. 그럼 그에 맞는 인원수를 보충해 주시던가 해야지요. 제 경험상 치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업무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하더라도 뇌혈관조영실과 영상의학과 업무는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닙니다. 6개월 시범운영 운운하셨던 것 같은데 6개월이면 뇌혈관조영실 물품도 다 못외우고 끝납니다. 그런 전문적인 업무가 필요한 곳을 끼워맞추기라뇨.
쓸말은 많은데 더 감정이 격해지면 더 심한 말이 나올까봐 이만 줄이겠습니다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과거 왕들도 신하들이 이만큼 반대하면 재고는 해봤습니다. 지금 통보한 내용이 한글창제만큼 위대한 업무라고 생각하시면
그냥 이대로 진행하시던가요.
인력을 주고 타 부서 지원까지 하라는 것이 근로조건 악화에 포함 되지 않는 건가요? 엄연히 근로 조건이 변경되어 근로자가 느끼기에 조건이 악화되었다고 생각되는데 단체협약 위반이 아닌가요? 근무환경이 변하면 어떻게 변하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무슨 일 하는지도 모르는 행정파트에서 이래라 저래라 결정해서 지시할 사항이 아닌 것 같은데요? 단 한번도 이 업무가 가능한지 아닌지 실제 직원들한테 조사도 안해보고 기획팀이 결정해서 결제 다 났으니 그냥 하라면 하라는 건 대학병원이라는 타이틀이 창피해집니다. 행정부원장부터 넌지시 이런말 던지더니 결국 통보네요. 기사장이나 기타 다른 파트장 및 영상의학과 과장이라는 분들은 도대체 이렇게 될 때까지 뭘 하셨나 모르겠네요. 이걸 결정된 사안이라고 본인들은 해당 안된다고 나몰라라 하면 안됩니다. 나중에 지원가서 실수하고 사고나면 누구 탓하려나요?
환자안전과 근무자의 업무의 질을 나쁘게 만드는 이번 행정에 대해 강력히 반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