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간호사의 낙상 평가 도구인 Morse fall scale을 검색해봤다. 다음과 같이 나오더라.

 

The Morse Fall Scale (MFS) is a rapid and simple method of assessing a patient’s likelihood of falling. A large majority of nurses (82.9%) rate the scale as “quick and easy to use,” and 54% estimated that it took less than 3 minutes to rate a patient. It consists of six variables that are quick and easy to score, and it has been shown to have predictive validity and interrater reliability. The MFS is used widely in acute care settings, both in the hospital and long term care inpatient settings.

 

우리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 환자가 넘어지는 것, 즉 낙상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위 구글 검색 글에 따르면, 82.9%의 간호사가 빠르고 사용하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54%3분 안에 평가할 수 있는 낙상도구(morse fall scale)를 가지고 환자 개별의 점수를 매긴다. 병동에서는 보통 12명 정도의 환자를 담당하게 되는데, 6명 정도는 매일 아침 다시 낙상 점수를 평가한다. 위 글에 따른다면 54%의 사람들은 18분 안에 할 수 있지만 46%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탑클래스라 서식을 입력하기 위해 몇 번씩 EMR창을 넘길 때마다 걸리는 답답한 시간들과 렉을 감안해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우리에게 이런 좋은 낙상평가도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1980년대부터 노력해 준 Janice morse에게 고맙다고 생각해야겠지. 누군가는 태어나기도 전인 30년씩이나 고쳐가며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는 선구자이며 천재이지 않을까. 고전과 낡은 것의 차이는 한 끗이다. 적어도 후자라면, 실무에는 유용하게 쓰여야 한다.

 

우리는 낙상 고위험인 사람에게는 낙상 위험이라고 적혀 있는 팻말을 침대에 끼운다. 눈길이 가지 않는 침대 이름표 밑에 노란색 바탕에 빨간 글씨로 낙상 위험이라고 적혀 있는 팻말을 끼워 넣는다. 대부분의 환자는 커튼을 치고 있어 보이지 않는 위치다. 침대에 손 소독제, 에어매트리스 기계까지 달려 있으면 보여지기는 하는 것인지 참 의문이다. 크기도 가나초콜렛 만한 것이.

 

이 뿐만이 아니다. 나는 낙상 고위험인 사람들에게 주황색의 낙상 팔찌도 달아준다.  2020-10차 병원운영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낙상고위험 환자의 낙상 발생을 예방하고, 본인 스스로 낙상 위험에 대한 주의 강화를 위해 주황색의 낙상 팔찌도 달아준다. 낙상 고위험군에서 중위험군 또는 저위험군으로 변경이라도 된다면 낙상 팔찌를 끊어줘야 한다. 고위험군이 아닌데 채울 수는 없지 않은가? 침대에서 낙상 위험팻말 빼는 것도 잊지 마라.

 

종종 누군가 꼭 해야만 하냐고 물어보면 우리병원의 취지를 말해주며 그렇다고 대답한다. 혹시 넘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 그래도 싫다고 하면 병원 정책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가끔은 극단적인 생각도 한다. 이 환자가 넘어지면 낙상 팔찌를 채워 주지 않았던 내 탓일 수도 있겠다고. 또 종종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낙상 팔찌를 채우고 끊을 시간이면 근무 중 병동을 두-세 바퀴 슥 보고 올 시간이 생긴다고.

 

낙상이 발생하는 건수도 잘 모아서 통계로 나타낸다. 어느 병동의 낙상 발생횟수, 원인 등 보고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조사가 잘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우리가 직접 환자를 대며 할애하는 시간 같은 것들인데, 우리가 환자의 얼굴을 보고 있다고 해서, 보지 않고 있는 다른 환자의 낙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 별로 중요하지는 않겠지. 사고란 것은 뿅망치로 내려치는 두더지 게임처럼 일어나기 때문에, 환자 열두 명 중 한 명 보다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겠지. 전체적 시스템 구축과 개별 환자를 대하는 시간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시설도 참 잘 되어 있다. 화장실과 병동 곳곳에 있는 손잡이, 응급 시에 누를 수 있는 콜벨과 침대 side rail 등등이다. 잘 된 것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종종 생각해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직 내가 JCI도 겪어보지 못한 무지한 간호사기 때문에 드는 생각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간호사에게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업무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상한 곳으로 넘어지지 않고 정도(正道)를 걸으시라고 기꺼이 낙상 팔찌를 채워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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