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소프트의 ‘꿈같은 복지’

조회 수 5487 추천 수 0 2012.07.26 09:51:20

[한겨레] 제니퍼소프트의 ‘꿈같은 복지’

 

주35시간 근무·월 3일씩 재택·지하엔 수영장 스파

하루 7시간, 주 35시간 동안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회사, 수영하는 시간도 근무로 쳐주는 회사, 직원 자녀들과 놀아줄 미국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회사, 생리휴가를 별다른 말 없이 쓸 수 있는 회사….

제니퍼소프트 얘기다. 지난 6일 방문한,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제니퍼소프트 본사는 헤이리 예술마을 안에 있는 카페들과 외관상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1층 입구는 밖으로 트여 있고, 안에는 ‘카페 제니퍼’라는 글자만 덩그러니 쓰여 있다.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는 “카페는 직원들이 일하거나 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라며 “외부인들도 가끔 카페인 줄 알고 들러 쉬다 간다”고 말했다.

제니퍼소프트는 국내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솔루션 분야 1위 업체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솔루션은 웹 시스템의 성능, 트래픽, 과부하 등을 그래픽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은행, 대학, 홈쇼핑, 전자업체 등 제니퍼소프트의 고객사는 592개에 달한다. 지난해 라이선스 매출 101억원, 순수 매출 43억원을 올렸다. 작지만 알짜배기 회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8%에 달한다. 직원 수는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지사의 직원들을 합쳐 총 22명이다.

 

직원수 22명·고객사 592개·영업이익률 48%…작지만 ‘알짜배기’

이원영 대표 “직원 복지는 필수…이윤창출은 목표 아닌 결과일뿐”

 

하루 7시간 근무는 2005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지켜온 원칙이다. 직원들은 보통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한다. 중간에 수영하는 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한다. 회사 지하 1층에는 수영장과 스파시설이 있다. 이 대표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수영장을 떠올렸다”고 했다. 특정한 근무 공간과 근무 시간을 강제하지도 않는다. 1주에 35시간을 자율적으로 지키면 된다. 생리휴가도 특별한 언급 없이 쓸 수 있다. 이 업체는 생리휴가제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 전 직원들에게 다달이 2~3일 동안 재택근무를 허용한다.

이 대표는 상대적으로 짧고 자유로운 근무시간에 대해 “지식정보 서비스산업에서 고도의 지성적 역량을 발휘하려면 몰입과 여유가 중요하다”며 “단순한 장시간 노동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말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헤이리로 사옥을 이전한 뒤부터 직원 자녀들의 ‘친구’ 역할을 해주는 미국인 제이미를 회사는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제이미는 아이들과 회사 옥상에 텃밭을 가꾸고 수영, 그림 등을 가르친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 추진할 ‘나눔활동’ 등을 기획한다.

“이윤 창출은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다. 회사의 건강한 체계와 그 안에서의 삶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의미다.” 이 대표는 회사의 복지제도가 생산성을 위한 도구는 아니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직원 복지는 당연히 해야 할 필수사항이며, 생산성과 정비례 관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식 상장이나 인수합병에 대한 생각은 없다고 했다. “주식 상장은 기업주들에게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불려서 기업주 본인이 지배력을 발휘하거나 현금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니퍼소프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비즈니스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새스(SAS) 인스티튜트’는 상장을 하지 않고도 설립 뒤 36년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야근, 비정규직, 정년, 정리해고가 없고 최상의 복지시설을 갖춘 회사로 유명한 새스는 2010년 <포천>이 뽑은 ‘미국인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회사 앞길을 지나던 여성 3명이 1층 벽면에 쓰여진 수영, 스파라는 문구를 보고 물었다. “여기 수영하는 데 얼마예요?” 이 대표는 “수영은 무료예요. 여긴 회사인데 직원들 수영장이에요. 원하시는 분들한텐 개방합니다”라고 답했다. 일행 중 한명은 “와, 나도 이런 회사 다니고 싶다”며 부러워했다. 파주/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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